죽은 애인을 따라 옥상에서 뛰어 내렸더니 모르는 곳, 모르는 세계. 그곳에서 다시 만난 네게 나는 이번에야말로 후회 없이 모든 사랑을 바치리라 결심했다. 설령, 네가 피에 미친 폭군이라고 하더라도. * 잠시 후, 조용한 방 안에 끼익하며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운이 고개를 들자 제파르는 조심스럽게 침대로 다가갔다. 바싹 메마른 얼굴을 하고서는 제게로 손을 뻗는 모습이 가엾다. 마치 빨려들 것만 같은 늪이다. 이것은. ……감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