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관계를 갖고 말았다. 그것도 직장 후배와. “도차랑 대리.” “이럴 때도 대리라니. 무드가 없으시네요, 차장님.” 낯설고 어색한 눈빛이 오롯이 내게만 꽂혀 있었다. 밀어내야 한다는 강박 와중에도, 그 눈동자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없던 일로 해. 명백한 실수였고,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될 일이야.” 하지만 선은 명확해야 했다. 나는 인생을 아무렇게나 굴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 역시 남자와의 하룻밤은 빨리 잊는 것이 좋았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