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해.” 백은재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이 말이 날 겨냥한 말인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 “난 나중에 크면 꼭 건이한테 장가 갈 거야.” “야, 너 혼자 불알 딸랑이면 뭐하냐? 송건 의사는?” 백은재의 시선이 느릿하게 움직여 내게 닿았다. 색이 옅은 갈색 머리에 물기를 머금은 호박색 눈, 깨끗하고 하얀 피부, 피처럼 붉은 입술까지. 시커먼 남자아이들 사이에 섞인 백은재는 단연 눈에 띄는 존재다. “건이는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