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을 사귄 남자와 영영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한울은 사고를 당하고 만다. “아직, 죽고 싶지 않아…….” 까무룩 꺼져가는 정신을 힘겹게 부여잡고 신에게,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에게 빌고 또 빌었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무서운 적막함 속에 다시금 숨죽인 울음을 터트린 순간, 구원의 손길이 닿았다. “정신 차린 것 같군.” 한울의 시야에 보이는 화려하고도 서늘함이 느껴지는 은색의 존재. “……누구, 신가요?” 남자의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