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변명을 해야 할까. 너희 형하고 잔 게 실수였다고? 사실은 정리하려고 다 준비했는데, 그가 길길이 날뛰며 날 때렸다고? 네가 사준 옷을 그가 찢을까 봐 무서워서 그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다리를 벌려준 거라고? 신희언의 눈에 서린 감정은 날 선 배신감이었다.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던 안광이 푸릇한 눈에 김연오는 눈가를 매만졌다. 부은 눈가가 손끝에 아릿하게 닿았다. 무슨 말을 해도 어차피…… 끝났다. 시작하기도 전에, 기대해보기도 전에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