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서 불행한 것인지 불행해서 가난한 것인지. 가난과 불행은 쌍둥이처럼 하나였고, 효수는 자신이 불행, 그 자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주변의 시선 중 다정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괜찮아? 아직 피 나는데.”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말투에 효수의 마음이 거칠게 뒤집어졌다. 곧고 선량한 얼굴에는 싱그러운 미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시선을 내려 가슴팍쯤에 자리한 명찰을 확인했다. 저와 같은 짙은 녹색 바탕에 흰 자수로 윤제라, 라고 적혀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