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 만 원만 빌려 주시면 안 될까요……. 제, 제가 나중에 꼭 갚을게요.” 희서는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가 슬그머니 시선을 들어 올렸다. 잔뜩 움츠러든 고개를 겨우 들어 올려다본 남자의 얼굴은 황당함으로 가득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었는지 살짝 벌어진 입술에선 허, 하는 헛웃음이 흘러나와 희서는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아니면 칠천 원…….” “…….” “오, 오천 원이라도…….” 점점 목소리가 기어 들어갔다. 희서는 자신의 처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