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의 여름, 비가 잦아들 즈음 주혁을 만났다. 해윤은 썩어 가는 부모의 시체를 피해, 그들을 넘어 열린 창문을 닫지도 못하고, 빗소리에 뒤덮인 채 옷장에 숨어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애가 있네.’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 비쩍 마른 아이를 가만히 응시하며, 주혁은 중얼거렸다. 해윤과 눈을 맞춘 주혁이 허리를 숙였다. ‘안녕, 꼬마야.’ ‘…….’ ‘아저씨랑 갈까.’ 이후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주혁은 해윤의 하나뿐인 보호자가 되어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