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전하를 이곳에서 뵙는 밤도 오늘이 마지막이옵고, 전하께서는 이리도 여인의 마음을 흔드시온데, 제 것이 되지 못할 임을 바라는 것이 겁이 나옵나이다.” 유가 희연의 손가락을 느끼며 천천히 그녀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어찌 내가 소저의 것이 되지 못하리라 생각하시오……?” 희연의 등이 바닥에 닿았다. 유가 두루마기, 마고자, 저고리를 하나, 하나 벗었다. 희연이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자 유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겨울이라 벗을 게 많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