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잘해주지 마요.” “왜?” “…….” “왜 잘해주면 안되는데?” “괜한 소문에, 휩싸이고 싶지 않아요.” SH 건축스튜디오 더원의 총괄실장, 최승헌. 여자를 믿지 않았다. 겉모습은 더더욱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유독 한 여자가 신경을 긁었다. 초겨울부터 입술이 파래지는 것도, 새하얀 손을 비비며 호호 부는 것도, 자꾸만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뜨거웠던 밤. 그게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제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