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못 볼 때 만난 이후로 처음이었다. 시간이 멈춘 공간에 서 있는 것처럼 두 사람은 꼼짝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애인은 없어.”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에요.” “서로 상관할 일을 만들어 보는 건 어때?” 그는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이것도 인연일지 모르잖아?” 기연은 숨막힐 듯한 전율을 느꼈다. 맥박이 사납게 고동치는 바람에 온몸에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 그 와중에 그의 손이 등줄기를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