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리 후배님. 여기서 다시 보니 무척 반갑군.” 은재의 차가운 목소리가 머리 위로 떨어지자 나리의 고개는 더욱 바닥으로 숙여졌다. 이렇게 다시 이 남자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사이 아이도 생겼네.” 냉담하기 짝이 없는 은재의 말에 나리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이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은재였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채 나리는 그 책임을 오롯이 혼자 지기로 결심했었다. 그런데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