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이후,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었다. “하예서, 너랑 하고 싶다.” 다시 그의 입술이 천천히 다가왔다. 시간을 주려는 것 같았다. 지금이라도 달아나려면 달아나라는 듯 그가 느리게 다가왔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도망갈 수 없을 거라고 경고를 하듯 천천히 다가오는 도진을, 그녀는 초점 없는 시선으로 올려다보았다. 서로를 향한 뜨거운 시선이 엉켰다. 그가 심장을 울리듯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난 우리 관계가 달라지길 원해.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