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처럼 소리 없이 피고 지는 꽃도 없는 것 같아요.” “그러게요.” “어느새 피었다가 어느새 지더라고요.” “서글픈 꽃인 건가요?” “그리고 다시 어느새 피죠.” 스물일곱, 지독한 사랑의 상흔으로 또다시 누군가를 믿게 되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조차도 생기지 않았다. 진심으로 사랑한 만큼 그 상처는 너무나 컸기에. 그러나 오랜 시간 조용히 스며드는 가랑비처럼 잔잔하게 그녀의 마음을 두드리는 남자에게 언젠가부터 눈길이 가기 시작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