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한국인 그녀, 윤소영. 스튜어디스로 근무하고 있는 그녀에게 홍콩은 영화 화양연화에서 봤던 몽환적인 도시가 아니라 다큐멘터리 극한직업과 같은 이미지의 도시였다. 인생의 좋은 나날 따위 스펀지처럼 쫙쫙 빨아먹는 괴물 같은 도시. 어느 누구에게도 얽매이고 싶지 않아 자처한 타지 생활인데, 외로움은 그녀를 병적으로 갉아먹고 있었다. 동경. 일본인 그, 카세 료. 아내는 그에게 실망만 한 채로 딸을 데리고 본가로 사라졌다. 동경의 아파트에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