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하나 안 썼다고 내가 못 알아볼 줄 알았어요?” 소연은 후회했지만, 이제 와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딱 한 가지밖에 없었다. 서준에게 자신의 은밀한 비밀을 숨겨 달라고 간곡히 요청하는 수밖에. “서, 서준 씨. 그때 일은 미안했어요……. 아시겠지만, 저도 다 사정이…….” “이런 걸 흔히 먹튀라고 하죠?” “……머, 먹튀라뇨!” “맞잖아, 그쪽이 나 먹고 도망친 거……. 그날 내가 눈 떴을 때 소연 씨 사라져서 얼마나 어이없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