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명령하면?” “복종……한다.” 은영은 그가 원하는 대답을 내어 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앞에서 은영은 언제나 그저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남자는 어딘가 뒤틀린 미소를 보였다. “대답해. 내 얼굴은 누굴 떠올리게 하지?” “당신의…… 얼굴. 얼굴은…….” 어떻게 내 입으로 말할 수 있을까. 내 안의 가장 질척한 욕망을 건드리는 당신이, 가장 음습한 나를 끄집어내는 당신이…… 내 연인을 꼭 빼닮았다고. 그 얼굴로 내 위에 올라타 있다고. 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