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손으로 움켜쥐지 않아도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궁녀의 사생아, 미친개 개문이. 양반 계집에게 알려줄 이름 하나는 필요해 ‘월두’를 택했다.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자, 길들여졌다. 산에서 자라 거친 야생의 본능만 알던 사내는 첫사랑을 앓았다. 삼간택에 오른 고귀한 양반가 여식, 차홍. 궁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월두에게 순결을 주었다. 그러나 그 밤을 내주고도 궁으로 떠나야 했다. “너를 보낼 수 없다. 너는 내 것이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