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당일, 눈앞에서 벌어진 신부의 일탈과 지켜보던 신랑의 눈빛. 건망증이 심했던 그녀건만, 그 눈빛은 도저히 잊을 수 없었다. 사랑, 이 세상에 그런 감정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퍽퍽할까? 사랑만큼 사람을 순수하게 만드는 것도 없었고, 사랑만큼 희생적으로 만드는 것도 없었다. 순수하게 자신을 완전히 불사를 수 있는 것은 촛불 외에는 사랑이라는 감정밖에 없었다. 그런 순수한 감정을 여기다 가져다 붙인다는 것은 사랑을 모욕하는 처사가 아니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