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세자 시절부터 그 포악한 성정으로 유명했다. 중전으로 간택된 소하는 두려움에 떨었다. “왜 그리 떨고 계십니까, 앉으세요…… 소하, 아니 중전.” “어찌…… 전하께서 소첩의 이름을 아십니까.” 한데, 포악하기 이를 데 없을 줄 알았던 임금은 소하에게 내내 다정하기만 했다. 어루만지는 손길은 한없이 뜨겁고 어딘지 모르게 갈급했다. 그 바람에 소하는 보지 못했다. 달빛에 비친 그의 그림자 속 풍성한 아홉 개의 꼬리털을. 그대와 함께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