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판윤의 딸, 장윤혜. 혼인 상대가 정해진 날부터 그녀는 눈에서 눈물을 찍어내기 일쑤였다. 그녀의 지아비가 될 정백윤은 한성부 참군이었다. 천애 고아에 벼슬도 좋지 않은 그가 윤혜의 짝이 된 것은 부친끼리 한 약속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혼례를 치르고 초야에 든 밤, 윤혜는 밤새도록 신방이 떠나가라 교성을 질렀다. 정백윤, 그가 밤일에 지치지 않는 사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알콩달콩 신혼이 시작되려는 찰나, 전란이 터졌다. 백윤을 한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