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홍리나. 내 인생에 남자는 없을 줄 알았다. 평생 뇌리에 박힌 부친의 말씀대로 조국을 위해서 살았고, 조국을 위해서 모든 걸 다 내놓았기에 자의든 타의든 자신을 포기해야 했고 내려놓아야 했다. 텅텅 빈 가슴을 부여잡고, 망가진 몸을 끌어안고 철옹성에 가둔 채 그리 살아왔다. 그렇게 해야만, 타인의 시선을 차단하고 살아야만 친구를 희생하면서까지 건진 이 구차한 목숨을 유지할 수 있을 테니까. 헌데 자꾸만 눈에 밟힌다. 아무리 시선을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