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알 수 없는 여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떠날 여자라 했다. “그런 여자가 있다면 결혼할 건가?” “뭐, 예쁘면.” 동생 선호의 소개로 시작된 위장 약혼과 동거생활. 그런데 이 여자, 대단히 수상하다. 필리핀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영어가 뭔지 모르는 건 둘째치고 텔레비전도 못 켜서 허둥지둥하기 일쑤다. 석 달 쓰고 버릴 여자라 관심도 없던 건호는 자꾸 그녀가 궁금해진다. * * * “케이크도 사고 향초도 샀는데 다 망가져 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