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사랑하던 남자가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말했다. “나 결혼해.” 잘못 들은 것 같았다. 스르륵.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이 풀어졌다. 연주는 입을 다물고 정면을 응시했다.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이렇게 되리란 것을. 알고 있었는데, 충분히 이해도 했었는데.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달라지는 건 없어.” 전에 이야기 했잖아. 낮게 중얼거리는 현민의 말이 에스프레소를 머금은 것처럼 씁쓸했다. “난 여전히 네 옆에 있을 것이고,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