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연인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사귄 지 10년. 속궁합도 좋고, 함께한 세월만큼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아는 연인. 큰 다툼도 없이 평탄하게 사귄 우리에게 이별은 여름의 눈처럼 찾아올 일 없는 객인 줄 알았다. 감정이 식은 것은 아니다. 둘 중 하나가 다른 이에게 눈길을 돌린 것도 아니다. 그저 네가 그리는 꿈에 내가 어울릴 수 없게 된 것뿐이다. “마중 나왔어.” 그러나 너의 다정한 얼굴을 보면 차마 헤어지자라는 말이 목구멍에서 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