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팔아. 네 불행, 네 불쌍함, 네 비참함.” 예진은 불쌍한 여자였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것이든 팔고 싶었다. 설령 그것이 제 영혼일지라도. 그렇게 그녀가 가장 비참할 때, 가장 불쌍할 때, 한 남자가 나타나 손을 내밀었다. 시험 같은 제안과 함께. 그리고 재앙처럼, 그녀의 인생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 “넌 날 못 벗어나.” 박해준은 여전히 오만하기 짝이 없었다. 넌지시 내뱉는 말도, 또 저를 바라보는 눈빛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