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해(丹海)
떨림
3.8(46)
“우리는 의사와 간호사였죠.” 지완에게서 세연을 빼앗아 가듯 그녀의 손목을 난폭하게 잡아당긴 수현은 그 갑작스러운 손길과 달리 저에게 눈길을 주는 세연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마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우리가 그 둘을 골랐던 건 다른 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어서가 아니었어요.” 세연과 양손을 맞잡은 수현은 마치 왈츠를 추듯 가볍게 몸을 움직이면서 해사하게 웃었다. [더 ……한 사람이 ……기로 하자.] 그 순간 무언가를 떠올리고 움직임을 멈춘 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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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겸
오후
4.1(118)
한 남자가 내게 말했다. “넌 아직 온실 속의 화초야. 여리고 고운 화초지.” 하지만 그 고운 화초는 이미 잡초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점점 밑바닥으로 내려가는 기분. 사람에게도 등급이 있다면 나는 최하위가 아닐까. “이 정도면 괜찮은 일자리 아닙니까.” “……일자리요?” “일자리가 맞습니다. 그쪽은 일하고, 나는 돈을 지불하니까요.” 온실의 화초? 음악가? 예술가? 아니, 난 가난뱅이 속물이다. 어차피 짓밟힌 잡초가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은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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