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결혼하는 조건으로 그 채무, 탕감해 드리겠습니다.” 지옥 같은 가난, 악마 같은 가족, 눈덩이처럼 불어 버린 빚에 허덕이던 지율에게 결혼을 조건으로 구원의 손길을 내민 신우는 하나뿐인 동아줄이었다. 그에게 온전히 제 마음을 바치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넌 정말 재수가 더럽게 없는 년이야. 불행을 몰고 다닌다고. 봐, 네 주변에 있으면 꼭 이렇게 피해를 본다니까?” 그러나 결국 자신의 구렁텅이 같은 삶에 누군가를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