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아가씨와 장난감 병정>에 빙의해 버렸다. 당연히 내 남편은 백마 탄 왕자님이나 재력 빵빵한 공자님, 하다못해 잘생긴 푸줏간집 아들일 줄 알았는데……. 내 남편이 장난감 병정님이란다. 그 왜, 나무로 조각된 목각 인형- “……아프면 말해요.” 다짜고짜 결혼 첫날밤, 생각보다 낮은 장난감 병정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앞이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귓가에 맴돌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용기를 내서 꼭 감고 있었던 눈을 뜨자 달빛에 어렴풋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