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내게 아이를 남기고 떠난 지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언니는 자신의 첫 아이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갈무리하기도 전에 현실을 자각한 난, 빚을 갚기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났다. 숨 막히게 더운, 눅진한 동남아로. 무람없이 내게 매달리는 작은 아이에게 다시 마음을 빼앗기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수아는 내려놓으세요. 세 시간 후 출국하는 비행기에 태워야 합니다.” 어느 날, 차가운 눈빛의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