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죽음, 시체, 피로 뒤덮였다. '그것들'은 전염병과도 같이 기괴하게 세상을 잠식해 갔다. “안녕, 재인아.” 그러나 그와 마주친 순간부터, 치열했던 생존의 기억들이 마법처럼 흐려졌다. 시린 죽음과 피를 지나 만난 미소. 가장 좌절하고 절망하던 순간에 나타난 사람. 그래서였다. 세상이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그녀가 절대 하지 않았을 말을 해 버렸다. “나중이 오지 않으면 어쩌죠? 그러니까… 지금 해요, 우리.” 당신이 있는 이곳은 낙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