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어두운 밤. 봄은 5번째 죽음을 결심했다. 이번에도 ST호텔 옥상의 끝자락에 선 봄은 끝내 발끝을 떼어내려 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나타나 봄의 목숨을 구한 건 미지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대로 정신을 잃은 봄이 기억하는 건 농도 짙은 그의 체취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봄은 다시 그를 마주치게 되었다. 그것도, 그의 스위트룸 안에서. “눈 감아봐요.” 그가 말하자 봄은 눈을 감았다. 그의 침대 위에 몸을 누운 채로, 봄은 그의 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