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살에 처음 만났던 ‘정담’과 ‘지호두’가 다시 만난 건 20대의 끝자락. 사람들은 직접 본 것을 믿지 않고, 자신들이 봤다고 생각한 것을 믿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도 이것이 해당한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까. *** “물어본 내가 바보지. 내가 등신이지.” 주차를 끝낸 담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호두가 어떻게 자신을 위로해줄지 알고 싶었던 호기심이 이런 결과를 불러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호두의 말이 끊임없이 귓가에 맴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