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하면 자장가도 쳐 줘?” 원이경이 나를 향해 몸을 숙이며 눈동자를 반짝였다. 어느 늦봄, 너는 느닷없이 내 앞에 나타났다. 물이 빠진 청바지는 너의 허리에 조금 헐거웠고 목이 늘어난 흰 셔츠는 잔뜩 구겨져 있었다. 곧은 척추와 날개뼈. 발레리노의 것처럼 긴 목덜미에는 목뼈가 툭, 불거져 있었다. 너는 여름 햇빛처럼 뜨겁게 날 데우지만. 알아. 이것은 모두 신기루다. 언제 그랬냐는 듯 감쪽같이 사라져 버릴 것들이다. 그런 너에게 자장가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