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젠장.’ 스치는 사람들마다 킥킥거린다. 그것도 그럴 것이, 넥타이는 길게 늘어져 있고 셔츠는 풀어져 바지 밖으로 나와 있다. 호텔도 아니고 모텔쯤에서 도망 나온 불륜남도 지금 자신의 모습보다 나을 것 같았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감쪽같이 사라져? 그가 이를 갈았다. 그리고……. ‘김태준이라고 합니다.’ 저 중역실 목소리가 왜 이리 귀에 익숙할까? 여자는 남자를 확인하고 손으로 제 입을 막고 고개를 숙였다. 이대로 ‘읍읍’ 하고 입덧 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