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계절이 끝나고, 여름이 찾아왔다. 재영은 조금 전 학생들이 향했던 길을 그대로 질주했다. “야! 거기, 너. 잘 들어. 이거 학교 폭력이야. 알지?” 열 하고 여덟, 뜨거운 여름을 닮은 그녀의 이름은 남가을이다. 가을은 재영의 휴대폰을 호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으며 말했다. “아저씨, 내 말 잘 들어요. 제 얘기 끝나면 휴대폰은 돌려드릴게요.” 아무리 설명하고, 이해시키려 노력해 봐도 영 먹히질 않는다. 계절의 흐름 속에 친구가 된 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