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져 버리고, 그는 느껴 버린 그날 밤. 우리 사이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그러니까 적당히 이상한 방향으로. “솔직해지라면서요. 한연두 선임님이.” “저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요.” “변태, 성욕, 본능 어쩌고 하길래 그런 뜻인 줄 알았는데.” 그와 섹스를 했느냐. 아니다. 그건 일종의 사고였을 뿐. 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채우수는 내게 그림의 떡에 불과하니까. 그런데 나는 왜 먹지도 못할 떡이 자꾸만 욕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