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던 그와 결혼이란 이름으로 함께 살게 되었을 때, 지후는 세상 모든 걸 가진 듯 행복했다. 무모할 정도로 뜨거운 열정 앞에 다른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그러나 그림자 속의 아내는 조금의 불안과 의심에도 쉽게 상처 입었다. 내가 먼저 그를 사랑했기에 내가 더 많이 그를 사랑하기에 내가 더 아파할 수밖에 없는 슬픈 사랑에 지쳐 영원을 약속했던 혼인의 고리는 그렇게 순식간에 깨어져 버렸다. 그리고 11년. 시간이란 이름의 마취제를 빌어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