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도 쾌락도 없는 무감한 세계에 살고 있는 태일에게 어느 날 성큼, 무채색의 그녀가 들어왔다. “내가, 무서워?” “……우습지는 않아요.” 안쓰럽게 움츠러든 성은이 그의 몸 위에 앉아 있다. 태일은 느긋하게 베개를 괴고서 낮게 명령했다. “처녀처럼 굴지 말고 움직여 봐.” “태일 씨.” “모르면 배워. 무지한 것보다 노력하는 편이 나으니까.” “그건…….” “이건, 네가 선택한 거래야.” 민성은. 너만은 나한테 마음 같은 거 주지 마. 상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