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부모가 맺어준 혼약 단 한 번 스치는 만남으로 평생의 핏빛이 되어버린 인연! 복수를 향해 높이 치켜든 칼날! 차가운 겨울 하늘의 서늘한 달빛 같은 그녀, 천홍매 제 일검 무사, 비은. 반월의 밤, 가슴 깊이 묻어 둔 핏빛 기억을 일깨우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사내, 무명. 찬연하게 쏟아지는 달빛, 그 아래, 주변의 풍경을 모조리 가슴에 품어 안고도 담담하게 흘러가는 저 호수처럼 그저 그 순간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흐른 것을. 달이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