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안 나는 할아버지 때문에 결혼을 해야 한다고? 그것도 첫 만남에 내 자존심을 박박 긁은 남자랑? 보수적인 호족의 전통인 정략혼을 피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던 아린. 꿈도 접은 채 일족의 망나니 행세를 하며 혼담을 거부하기 스물여섯 해였다. 이젠 아무도 나랑 결혼하려고 하지 않겠지, 하는 착각도 잠시! 다 되었다고 으스대기가 무섭게 조부가 맺은 옛 언약이 발목을 잡는다. 상대는 다름 아닌 호족의 우두머리인 젊은 호군 우혁. 무심하고 무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