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환은 백사장의 끄트머리, 땅과 바다의 경계에 서 있었다. 구두에 찰랑찰랑 바닷물이 와 닿았다. 쏴아아, 쏴아아아…... 밀려오고 밀려가고, 다시 밀려오고 밀려가고…... 하얀 포말이 부서지며 신환의 바짓단을 적셨다. 그러나 신환은 그조차 모르는 듯 눈앞의 바다만, 아니 새카만 어둠만 바라볼 뿐이었다. 저 멀리 수평선 어디쯤에서 등대인가 밤 배인가, 작은 불빛이 깜빡였다. 주위는 파도 소리뿐, 조용했다. “실장님…...” 그러나 신환은 돌아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