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구석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명하리만큼 하얀 피부, 그리고 콧잔등에 자리 잡은 몇 개의 주근깨. 공상을 좋아했던 빨간 머리 앤처럼 발랄한 여자아이, 영주. 아프신 할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살아가는 영주가 재하의 눈엔 예뻐 보였다. 외모뿐 아니라 그 고운 심성, 그리고 일하는 손길까지. 서른셋의 남자가 보기에 아이 같아서 예쁜 것뿐이었다. 그 예쁨에 이따금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어도, 가슴이 버석대도, 한참이나 어린 아이이기에 그저 그뿐.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