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약혼자에게 파혼당한 날. 하필 이런 날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된 사람이 로빈 테너라니. 6년 전, 데뷔탕트에서 이미 그에게 한 차례 거절당한 전적이 있는 올리비에였다. “오빠, 나랑 잘래요?” 올리비에는 다소 충동적으로 반쯤은 장난, 남은 절반은 진심이 담긴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내심 그가 거절하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에게 빠지면 곤란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녀의 충동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