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없어요? 고이고이 짝사랑을 품은 게 무려 10년이었다. ‘정략결혼’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도 마냥 행복했는데, 그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있으니 내게 파혼해 달라고 말했다. 아……, 그에게 나는 사랑은커녕 여자도 아니었구나. 까마득한 상실감에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그런 나를 위로하기 위해 마시기 시작한 술이 어느 덧 스무 잔. 그런데도 점점 또렷해지는 기억에 나는 결국 펑펑 울어 버렸다.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