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원수,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 지민에게 이웃집 동갑내기 시운은 딱 그런 존재였다. 스무 살, 눈이 미친 듯이 내리던 밤 충동적으로 들어간 모텔에서의 그 일만 아니었다면, 영원히 그랬을 텐데. 아니, 달라질 건 없었다. 그 일은 한낱 충동이었고, 10년이 지나도록 지민과 시운은 여전히 평행선 위에 서 있었으니까. 그런데, 귀국한 시운이 그녀의 골치 아픈 일에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면서 평행선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애인 대행, 해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