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고고한, 효자에 충신인, 송덕비로 산을 쌓아도 될 만큼 ‘바를 정(正)’자의 사내 신임경. 왕의 신하였던 그가 왕의 여인이었던 그녀를 마음에 품었다. “저는 사람이 아닙니다. 추려낸 나머지고, 버려진 찌꺼기일 뿐입니다. 제게 다가오지 마세요. 몸을 더럽히지 마세요.” 하나 종이나 옷감이야 못 쓸 것 같으면 찢어내기라도 하지, 번지는 마음이야 무슨 수로 막으리- “바다 같은 사내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목숨처럼 받들며 살던 ‘충효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