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戀). 연(緣). 불망(不忘). 잊을 수 없는 그리움, 끝나지 않은 인연. 정에 굶주린 눈빛을 보내던 계집아이가 언제 의젓한 아가씨처럼 달라졌을까. 누이라 여기던 마음이 과거가 되었음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소녀를 어찌 생각하십니까.” “한 손으로도 번쩍 안아들 수 있던 고운 누이였지.” 제가 팔을 뻗어 유화를 당겨 안았다. 더 가까이, 더 세게 안고 싶어지는 마음을 참아내며 몇 번이나 제 마음을 부정했다. “취중인 듯 몽중인 듯, 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