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알고 있니. 윤이 너하고 나. 우리는 본래 부부의 연으로 맺어졌어야 할 사이였단 거. 지수가 맹랑하게 눈매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성윤은 그런 지수를 사랑했다. 아주 어릴 적, 아버지가 임금을 배반하기로 마음먹기 전부터. 그 소녀의 이름이 무엇인지, 몇 살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 채 그저 부모의 말이라면 순종해야 했던 소년은 그때부터 지수를 사랑했다. 그녀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게 제 업보인 사람처럼, 열렬하고 관성적으로. 살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