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지? 찢어질 듯 아픈 머리를 감싼 채, 그녀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빛 한 줌 들지 않는 어둠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곤 제 목이 아직은 멀쩡히 붙어 있다는 사실 하나였다. 감히 연국의 공주이자 대금국 황후인 그녀의 마차를 습격하고 납치할 무모한 이는……, 그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며 강렬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꼴좋군.” 늑대처럼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사향과 피의 비린내, 달궈진 쇠붙이의 냄새를 몰고